하나의 재미있는 가설 중에 하나는 예정조화설입니다.
이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.
"태초에 신 혹은 다른 기작에 의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바가 우리가 행동하는 바와 일치하도록 조정되어있다."
즉, 신 혹은 어떤 존재가 모년 모월 모일에 내가 손을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에 맞추어서,
손이 들리는 물리적 작용이 일어나도록 설계했다는 것입니다.
이 주장은 흥미로운데, 우리의 정신 작용이 우리의 물리적인 신체 작용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.
둘은 그냥 어떤 존재에 의해서 묶여있는 거죠. 그래서 아주 재수가 좋게 내가 신발끈을 묶어야 겠다는 생각을 할 때
신발끈을 묶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.
우리에게 이 주장은 말도 안되는 것으로 들릴지도 모릅니다. 하지만 이 주장은 기존의 데카르트의 주장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 '정신적 작용이 어떻게 물리적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가?' 에 대해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설명합니다.
이 주장의 약점은 물론 '이를 가능하게 하는 존재 혹은 기작이 실제로 존재하는가?'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.
참고로 곱셈/나눗셈 계산기, 이진법과 미분의 창시자로써 이공학도에게 유명한 라이프니츠(!)가 이 주장을 했습니다.
가끔 유럽 철학사를 보면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고를 하던 사람들마저도 신의 존재에 대해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.
(심지어 데카르트도 그랬습니다.)
21세기 공학도의 눈으로 볼 때는 '아니, 왜 저렇게 깨인 사람들이 신에 대한 주장을 하는가?'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
생각해봅시다. 저 시대는 17세기입니다. 저 때의 패러다임 안에서 저런 주장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겁니다.
여러분도 주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교와 계급의식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, 심지어 글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
저런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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